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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30일 휴전안을 즉각 수용하지 않는 러시아에 대해 미국의 '강한 압박'을 요청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고위 대표단 회동을 통해 우크라이나·러시아 30일 휴전안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러시아에 이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휴전 자체는 옳고 지지하지만 논의할 문제들이 있다"며 곧장 수용하지 않는 입장을 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러시아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미국의 힘이면 러시아에 충분한 압력을 가해 침략을 멈추게 할 수 있다"면서 "전쟁을 계속하고자 하는 단 한 사람에게 강한 압박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뒤 한때 미국과 갈등이 고조됐던 상황을 두고는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는 우크라이나에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크라이나를 대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대표한다"면서 "우리는 정상적이고 기능적인 관계가 필요하고 대화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작년 8월 우크라이나군이 기습적으로 진입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최근 수세에 몰린 점을 인정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쿠르스크의 상황은 분명히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쿠르스크주 영토의 70%를 탈환한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격전지인 포크로우스크에서는 러시아군의 공세를 어느 정도 막아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의 주요 철도와 도로가 교차하는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의 병참 거점으로, 러시아군은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주변 지역을 차례로 점령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제 포크로우스크의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러시아군이 다시 점령할 기회를 찾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