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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29일 도쿄 방위성에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일본 국방장관이 29일 도쿄 방위성에서 만나 미일 동맹 중요성을 확인하고 지역 안보 정세를 논의했다고 교도통신과 NHK 등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전날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이날은 아시아 순방 중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대좌했다.

다카이치 내각 출범과 함께 지난 21일 취임한 고이즈미 방위상이 헤그세스 장관과 대면한 것은 처음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다카이치 내각의 방위비(방위 예산) 증액과 방위력 강화 방침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에서 주체적으로 방위비 증액을 지속하겠다는 결의를 전했다"며 "일본 방위력을 더욱 강화해 미일 동맹의 억지력, 대처력을 한층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인 미일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헤그세스 장관도 이에 대해 강한 지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4일 국회 연설에서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2% 달성 시점을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에서 2025회계연도로 2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또 방위력 강화 지침을 담은 3대 안보 문서를 조기에 개정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일본의 방위비 증액과 관련해 '신속한 실행'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면서도 구체적인 액수를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미일 동맹은 중국 억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의 방위비 증액, 방위력 강화 방침을 전달했다. 양 정상 간에도 방위비와 관련해 숫자를 염두에 둔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에게 "일본의 방위력을 대폭 강화하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일본에 방위비를 GDP 대비 3.5%까지 올릴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국방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지휘·통제 체계 향상, 방위장비·기술 협력 강화 등에도 합의했다. 한국, 호주, 필리핀 등과 협력을 추진한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