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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교도소 인근 차량 폭발 현장. AFP=연합뉴스

최근 수년 새 마약 카르텔 활동이 잦아진 에콰도르에서 치안 당국이 다음 달 13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를 앞두고 흉악 범죄 차단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존 라임베르그 에콰도르 내무부 장관은 "범죄 조직이 대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폭력을 부추기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소와 로이터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라임베르그 장관은 전날 저녁 방송된 현지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과야킬 교도소 밖에서 차량이 폭발해 도관 1명이 숨졌다"면서 "이는 당국에 보내는 폭력배들의 메시지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 결선에서 정치적 라이벌인 루이사 곤살레스 후보와 맞대결하는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동안 갱단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거리에 군대를 배치하는 등 강경 대응 태세를 보인 것에 대한 경고라는 뜻이다.

에콰도르는 최근 몇 년 새 유럽과 북미로 가는 마약 거래 통로로 이용되며, 영향력 확대에 나선 갱단 간 분쟁으로 얼룩지고 있다.

2023년 보궐 성격의 대선에서는 당시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후보가 갱단원의 총격을 받아 피살되기도 했다.

지난해 초엔 생방송 중인 방송국에 폭력 조직원들이 난입해 난동을 부리면서 국제사회에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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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임베르그 에콰도르 내무부 장관. AP=연합뉴스

정부의 강력한 범죄자 소탕 작전에 치안은 다소 진정되는 국면을 보였지만, 대선을 한 달여 남기고 다시 시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고 엘우니베르소는 전했다.

현지에서는 특히 에콰도르 범죄 조직이 노보아 대통령과 미국 민간 군사 기업 창립자 간 만남에 대해 공격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노보아 대통령은 미국 군 용병업체 '블랙워터'를 설립했던 에릭 프린스와 최근 파트너십 계약을 한 사실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프린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며, 블랙워터는 과거 이라크에서 민간인 살해로 논란을 빚은 업체다.

에콰도르 내무부 장관은 "우리 경찰과 군대에 필요한 지원과 조언을 제공할 준비가 된 사람들이 곧 올 것"이라며 "프린스 그룹은 범죄자들을 우리나라에서 근절하기 위한 우리의 작업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프린스의 도움을 받는 건, 우리 공권력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이 '내전' 상황에서 국민을 지켜내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