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남아공 대통령실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라마포사 대통령이 어제(3일) 머스크와 남아공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왜곡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대통령은 법치, 정의, 공정, 평등을 존중하는 남아공의 헌법적 가치를 재차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남아공의 토지 수용 정책을 비난하며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남아공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히자 남아공 태생이자 트럼프의 측근인 머스크를 상대로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통화는 남아공에 거주하는 머스크 부친의 주선으로 성사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머스크와 통화에 앞서 "남아공 정부는 토지를 몰수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반박 성명을 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은 남아공 정부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토지 무상 몰수 정책을 겨냥한 것이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달 공익 목적으로 사유지를 보상 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에 서명했다.
머스크를 비롯한 일부 우익 인사는 남아공 경작지의 80% 가까이 소유한 백인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하지만, 남아공 정부는 이 법이 임의로 재산을 수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며 먼저 소유주와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에 따라 토지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비공식적 거주자만 있거나 활용하지 않고 투기 목적으로만 보유한 경우, 버려진 토지인 경우 등 특별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 직후 라마포사 대통령을 태그해 "왜 아무 말도 안 하나요?"라고 비꼬았던 머스크는 라마포사의 반박 성명이 나오자 자신의 엑스 계정에서 "왜 인종차별적인 소유권 법을 공개적으로 뒀나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라마포사 대통령과 통화에서 어떤 언급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