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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9일 방글라데시 공학기술대(BUET) 학생들이 다카에서 아브라르 파하드 살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방글라데시 명문대 학생 20명이 고등법원에서도 정치 폭력 및 살인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17일(현지시간) 다카트리뷴 등에 따르면 전날 방글라데시 고등법원은 정부를 비판한다는 이유로 동료 학생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대학생 20명과 종신형을 받은 대학생 5명에 대해 하급심 판단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2019년 방글라데시 공학기술대(BUET)에 재학 중인 아브라르 파하드(당시 21세)는 셰이크 하시나 당시 총리가 인도와 물 공유 조약을 체결한 것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자 몇시간 뒤 여당이던 아와미연맹(AL)의 대학생 지부(BCL) 소속 BUET 학생 25명이 크리켓 배트 등으로 6시간 동안 파하드를 집단 폭행했고, 결국 파하드는 사망했다.

BUET는 방글라데시 최고 명문대 중 한 곳이다. BCL은 정치 이념을 앞세워 동료 학생을 구타하거나 금품을 빼앗은 것으로 악명 높았다. 특히 정부에 비판적인 시위가 발생하면 현장으로 몰려가 시위대를 공격하는 일을 도맡았다.

이 사건이 벌어지자 다카 등에서 수천 명의 학생이 항의 시위를 벌였고, 하시나 전 총리는 공정한 조사와 재판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후 2021년 재판에서 재판부는 이번 사건과 연관된 BCL 소속 20명에게 사형을, 5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했고, 이들은 항소했지만 고법은 하급심 판결을 유지했다.

모하마드 아사두자만 방글라데시 법무부 장관은 판결 집행을 위한 법적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피고인들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수 있으며 법원에서 보장하는 모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하드의 아버지 바르카트 울라는 "법적 절차가 빨리 완료돼 정의가 실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고인 측 변호사는 항소의 뜻을 밝혔다. 사형 판결이 유지됐지만 사형 선고받은 20명 중 4명은 도주 중이다. 이 중 1명인 문타시르 알 자미는 지난해 8월 탈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