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가 최근 드론을 이용한 공격에 더욱 집중함에 따라 다친 우크라이나군 병사들 대다수가 몸에 폭탄 파편이 박힌 채 치료와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는 1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폭발 시 수많은 작은 파편이 확산하는 폭탄을 드론에 장착해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치료와 회복이 매우 까다로운 치명상을 입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의 주요 전선에서는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에 상처를 입은 병사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도네츠크 전선에서 복무 중인 한 우크라이나 의무병은 "요즘 부상 병사의 60~70%가 FPV에 의해 다쳐 실려 온다"고 말했다.

FPV는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주로 이용하는 소형 '1인칭 시점' 드론을 말한다.

러시아군은 이 드론에 수십~수백 개의 작은 파편들이 비산하는 폭탄을 장착해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특히 이런 FPV 공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쩍 급증해 최근 몇 주 동안은 주요 전장에서 거의 드론을 이용한 공격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야포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을 참호나 다른 엄폐물 속으로 몰아넣은 뒤 FPV 드론을 대거 날려 적 병사들에게 최대한의 피해를 주는 전술이다.

이에 따라 현재 주요 전선에서 다치는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은 대부분 이 드론에 의해 공격을 받고 후송되고 있다.

쿠르스크 전선에서 활동하는 한 우크라이나군 의무병은 야포 공격은 일반적으로 매우 크고 치명적인 파편을 발생시키지만, FPV 드론 공격은 생명을 즉시 빼앗을 만큼 강력하지는 않아도 충분히 불구로 만들 만한 소규모 치명상을 일으킨다고 전했다.

도네츠크 전선에서 일하는 우크라이나 외과의 '일리야'도 "최근의 드론들은 전신에 매우 작은 파편들을 흩뿌려 제거와 치료가 매우 어려운 방식으로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작은 파편들이 동맥을 찢고 들어가면 지혈하기가 매우 어렵고, 부상의 정도와 범위도 신속하게 파악하기도 어려워 수술과 치료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X
러시아군 드론.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의료물자 부족은 전장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일부 우크라이나군 부대들은 지혈대와 진통제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에선 지혈대가 없어 의무병들이 허리띠를 급히 풀어 사용하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드론 공격을 받은 병사들의 수술과 회복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고, 후유증도 평생 간다고 한다. 부상자 대부분은 파편을 모두 제거하지 못하고 수술을 서둘러 끝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크라이나 외과의 일리야는 "한번은 등 전체에 파편이 박힌 병사를 치료한 적이 있는데, 일부 파편들은 제거되지 않았다. 이런 병사들은 남은 삶을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