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통제 중인 러시아 쿠르스크 수자.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에서 '교환 카드'로 사용하려는 러시아 쿠르스크주의 점령지를 러시아가 빠르게 수복해 나가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접경지 쿠르스크의 12개 마을과 100㎢ 이상의 영토를 우크라이나군에게서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아그로놈, 보그다놉카 등 러시아군이 이번에 탈환한 12개 마을은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주요 마을인 수자를 북·동·남쪽에서 둘러싸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쿠르스크를 기습 공격해 한때 1천300㎢ 이상의 영토를 점령했다. 이는 추후 러시아와 평화 협상에서 중요한 카드로 이용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러시아는 지난달 기준 3분의 2가량인 800㎢ 이상을 되찾았다.
최근 러시아군은 이 지역 반격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위성 정보 제공을 제한한 뒤 러시아군의 반격이 수월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협상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의 반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러시아군의 작전에 북한 파병군도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군이 지난 주말 수자의 가스관을 이용한 기습 작전에 성공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대거 후퇴했다고 전했다.
친러시아 블로거 유리 포돌랴카는 러시아 특수부대가 사용이 중단된 가스관 내부를 걸어 이동해 수자 인근의 우크라이나군을 급습했다고 전한 바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쿠르스크에서 활동하는 자원 대대와 아흐마트 특수부대 등이 수자의 가스관을 이용, 지하통로로 적진 후방에 진입한 결과 수자의 산업 지역을 해방했다고 보도했다.
쿠르스크에서 싸우는 체첸 아흐마트 부대의 압티 알라우디노프 사령관은 러시아군이 가스관을 통해 적진에 침투한 이후 수자를 둘러싼 거의 모든 마을을 해방했다면서 "2∼3개 마을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러시아군이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라우디노프 사령관은 이 작전으로 우크라이나군이 극도의 공포에 휩싸여 후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스 통신은 러시아군이 가스관 내부를 기어 약 15㎞ 전진하는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날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쿠르스크 전투에 참여 중인 부대를 시찰, 현지 상황에 대한 보고를 듣고 추가 조처를 하라고 명령했다고 타스 통신이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해 밝혔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여러 병사에게 용기 훈장을 수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쿠르스크 원전 인근에서 6대를 포함해 총 343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협상하기 직전에 군사 작전을 지속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이기 위해 드론으로 러시아의 민간 시설에 대규모 공격을 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