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카를로 조르제티 이탈리아 경제재정부 장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탈리아 정부가 유럽연합(EU)의 방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민간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안사(ANSA), 로이터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잔카를로 조르제티 이탈리아 경제재정부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경제·재무장관이사회에서 "약 167억유로(약 26조원) 규모의 공동 보증 기금을 조성하면 이를 바탕으로 최대 2천억유로(약 317조원)의 민간 자본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EU 회원국들이 조성한 기금을 지렛대로 활용해 민간 자금이 방위산업에 유입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EU 회원국이 적은 공공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민간 투자를 활성화해 방위력 강화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 복귀 이후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해 유럽에 제공했던 '안보 우산'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은 방위비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를 포함한 많은 EU 국가는 국가부채 부담으로 인해 방위비 예산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르제티 장관은 이번 제안이 EU 회원국들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민간 부문이 EU 방위산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보건 지출과 공공서비스에 피해를 주면서 방위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며 "국민의 삶의 질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방위력 강화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