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의 머스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럽 극우 세력을 노골적으로 지지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영국 우익 포퓰리즘 정당 영국개혁당의 대안 세력을 지지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머스크가 영국개혁당의 '신뢰할 만한 대안' 정당을 지지할 뜻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머스크와 회동했고, 머스크가 영국개혁당에 상당액을 기부하는 것을 고려한다고 밝히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그러다가 1월 초 머스크가 수감 중인 영국 극우 운동가 토미 로빈슨 석방을 요구한 데 대해 패라지 대표가 반대의 뜻을 밝히자 머스크는 엑스(X·옛 트위터)에 "개혁당은 새 대표가 필요하다"고 반박하며 불협화음을 냈다.

머스크가 영국개혁당의 대안에 관심을 둔다는 소식은 패라지 대표와 영국개혁당 소속 하원의원 5명 중 하나인 루퍼트 로 의원이 갈등을 빚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 8일 영국개혁당은 로 의원이 지아 유수프 영국개혁당 의장에 대해 물리적 폭력 위협을 가했다는 경찰 신고가 있었으며 직장내 괴롭힘 의혹도 있어 이를 조사할 변호인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로 의원은 이런 의혹이 모두 "사실무근"이라면서 "내가 패라지 대표와 당 구조에 건설적인 의문을 제기한 직후 당이 이같이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로 의원은 지난 6일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패라지 대표는 대단히 개인적이고 메시아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로 의원의 측근은 올해 1월 머스크가 패라지에게 대표 자질이 없고 새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릴 때 로 의원을 대안으로 암시했던 것이 패라지 대표와 로 의원 간 긴장을 촉발했다고도 주장했다.

우익 포퓰리즘 신생 정당인 영국개혁당은 지난해 7월 총선에서 하원에 입성했으며, 최근 여론 조사에서 집권 노동당과 엎치락뒤치락할 만큼 지지율을 높였다. 오는 5월 지방선거에서 위세를 과시하려 벼르고 있다.

패라지 대표는 논란이 있는 극우 세력과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가 진짜 보수"라며 주류 진입과 정권 창출을 목표로 삼는다.

머스크는 영국 내 대안 세력 지지에 대한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FT는 덧붙였다.